태국에서 왕실 관련 발언이 금기인 이유 법적 제재와 사회적 눈치: 왕실 모독죄의 강력함에 대해 알아볼게요.

왕실에 대한 절대적인 존경심, 태국 사회의 전통적 구조
태국을 여행하거나 장기 체류를 하다 보면 왕실에 대한 존경심이 사회 전반에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을 금세 알 수 있습니다. 거리 곳곳에 놓인 국왕의 사진, 왕실 행사 기간의 도시 분위기, 국민들의 행동 방식 등을 보면 왕실이 단순한 정치 기구가 아닌, ‘정신적 구심점’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체감할 수 있습니다.
이는 단지 문화적인 존중 차원이 아닙니다. 태국의 왕실은 역사적으로 신격화된 위치에 있었으며, 국민의 단결과 정체성의 상징 역할을 해왔습니다. 특히 라마 9세(푸미폰 아둔야뎃) 국왕은 70년이 넘는 재위 기간 동안 국민들에게 절대적인 존경을 받았고, 자연재해나 정치적 위기 시에도 중심을 잡아주는 존재였습니다.
그의 서거 이후 왕위에 오른 라마 10세(마하 와치랄롱꼰)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지만, 여전히 왕실 자체에 대한 존중은 건재합니다. 이는 종교적 신념, 유교적 효(孝) 문화, 불교와의 결합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때문에 왕실과 관련된 언급 자체가 사회적으로 조심스러운 주제가 된 것입니다.
한마디로, 태국 사회에서 왕실은 논쟁의 대상이 아니라 ‘존재 그 자체로 존중받아야 할 절대성’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입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왕실 모독죄, 그 실체
태국의 왕실 모독죄는 ‘레스 마제스테(Lèse-majesté)’라는 이름으로 형법 제112조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이 조항에 따르면 “국왕, 왕비, 왕세자 또는 섭정을 모욕하거나 위협한 자는 최소 3년에서 최대 15년까지의 징역형에 처해진다”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이 처벌은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수준입니다.
🔹 형법 제112조의 현실
왕실 모독죄는 실제로 구체적인 모욕이나 위협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적용 범위가 매우 넓습니다. 말뿐 아니라,
소셜미디어에 올린 게시글,
왕실과 관련된 풍자 이미지,
왕실에 대한 비판적 기사 공유,
심지어 ‘좋아요’를 누르는 행위조차 처벌 대상이 된 사례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 남성이 왕실 관련 풍자 만화를 페이스북에 공유했다가 35년형을 선고받은 사례는 국제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물론 나중에 감형이 되었지만, 이러한 사례들은 왕실 모독죄의 위력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또한 이 법은 타인이 신고만 해도 수사가 개시될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어, 개인 간의 분쟁이나 정치적 목적으로 악용되기도 합니다. 한마디로, 법적 제재뿐 아니라 ‘무기화된 감시’ 기능까지 수행하고 있는 셈입니다.
사회적 눈치, 검열, 그리고 외국인의 주의사항
태국에서 왕실에 대한 발언은 법적 처벌 이전에 사회적 비난을 받기 쉽습니다. 태국 국민 다수는 어릴 때부터 왕실에 대한 존경 교육을 받으며 성장하기 때문에, 누군가가 왕실을 비판하거나 농담의 대상으로 삼는다면 그 자체로 큰 무례로 간주합니다. 단순히 법을 어긴 것이 아니라 국민 정서를 배반한 행위로 받아들여지는 것입니다.
🔹 사회적 금기와 자기검열
많은 태국인들은 자발적으로 자기검열을 수행합니다. 예를 들어 뉴스 기사 댓글에서도 왕실 관련 언급은 극도로 자제하며, 친구끼리 대화할 때도 왕실 이야기는 잘 꺼내지 않습니다. 이런 분위기는 오랜 시간 축적된 법적 두려움과 사회적 통념이 결합된 결과입니다.
이는 외국인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표현의 자유가 보장된 나라에서 왔더라도 태국에서는 그 기준이 통하지 않습니다. 특히 온라인상에서 왕실 관련 농담을 하거나, 여행 블로그에 무심코 부정적인 어휘를 사용하는 경우 생각보다 큰 불이익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 외국인 관광객, 장기 체류자에게 전하는 주의사항
태국을 방문하거나 장기 체류 중인 외국인은 왕실에 대한 언급을 무조건 피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다음은 꼭 지켜야 할 기본 예절입니다:
왕실 사진이나 기념물 앞에서는 장난치지 말 것
지폐(왕 얼굴이 있음)를 밟거나 함부로 다루지 말 것
왕실 관련 뉴스나 콘텐츠를 SNS에 공유하지 말 것
왕실 행사나 상징에 대해 비꼬는 표현을 절대 삼갈 것
특히 공공장소에서의 발언은 주변 사람들이 신고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실제로 외국인도 처벌받은 사례가 있으며, 경우에 따라 강제 추방이나 입국 금지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존중은 그 나라의 감수성을 이해하는 데서 시작된다
태국은 자연이 아름답고, 사람들도 친절하며, 관광 자원이 풍부한 나라입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왕실이라는 강력한 권위에 대한 국민적 존중과 사회 시스템이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외부인이 보기엔 과하다고 느껴질 수 있는 이 시스템이야말로, 태국 사회를 지탱해온 고유한 방식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태국을 방문하거나, 그 문화를 이해하고자 한다면, 왕실 관련 발언이나 행동을 금기사항으로 받아들이는 태도를 갖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단순히 처벌을 피하기 위한 행동이 아니라, 그 사회의 감수성과 역사, 문화를 존중하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표현의 자유는 장소에 따라, 맥락에 따라
존중의 형태로 바뀌어야 할 때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