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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에서 “마피아”라는 단어가 불쾌한 이유 관광객은 쉽게 쓰지만, 현지인은 조심스러운 단어

by 글로벌세상 2025. 5. 31.

이탈리아에서 “마피아”라는 단어가 불쾌한 이유 관광객은 쉽게 쓰지만, 현지인은 조심스러운 단어에 대해 알아볼게요.

이탈리아에서 “마피아”라는 단어가 불쾌한 이유 관광객은 쉽게 쓰지만, 현지인은 조심스러운 단어
이탈리아에서 “마피아”라는 단어가 불쾌한 이유 관광객은 쉽게 쓰지만, 현지인은 조심스러운 단어

 

‘마피아’는 현실이다: 낭만 아닌 고통의 상징

많은 외국인들은 ‘마피아(Mafia)’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영화 <대부>나 <언터처블> 같은 헐리우드 갱스터 영화를 떠올립니다. 흑수염을 기른 남성들이 정장을 입고 시가를 문 채 “패밀리”를 외치는 장면은 마피아를 일종의 스타일로, 혹은 스릴 있는 범죄 문화로 각인시켰습니다. 그러나 이탈리아, 특히 시칠리아(Sicilia)나 나폴리(Napoli) 같은 남부 지역 사람들에게 마피아는 결코 낭만적인 상징이 아닙니다.
그것은 수십 년간 마을을 지배하고, 가족과 이웃의 생명을 위협하고, 경제와 정치, 사법 시스템을 부패시켜온 실질적인 고통의 근원입니다.

현지인들에게 마피아는 실존하는 공포이자, 일상과 삶을 무너뜨린 범죄 조직입니다. 특히 1990년대 초, 안티마피아 판사인 파올로 보르셀리노(Paolo Borsellino)와 조반니 팔코네(Giovanni Falcone)가 마피아에 의해 폭탄 테러로 살해된 사건은 전국을 충격에 빠뜨렸습니다. 이 일은 단순히 범죄의 문제가 아닌, 이탈리아 사회 전체가 감당해야 할 집단적 트라우마로 남아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외국인이 아무렇지도 않게 “와, 여긴 마피아가 진짜 있어?” 혹은 “피자 맛있네, 마피아 영화 같아!”와 같은 말을 한다면, 이는 현지인에게는 고통을 가볍게 소비하는 무례한 태도로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지역 차별과 편견의 재생산

‘마피아’라는 단어가 특히 예민하게 반응되는 이유 중 하나는, 이것이 이탈리아 남부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낙인을 강화하는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북부 출신의 이탈리아인들조차 남부 사람들에게 “너희는 마피아랑 친하지?”, “나폴리는 위험하잖아”와 같은 말을 내뱉는 경우가 있으며, 이는 심각한 지역 차별 문제로 이어집니다.

외국 관광객들이 시칠리아나 칼라브리아 같은 지역을 방문해 ‘마피아’라는 단어를 농담처럼 사용하는 순간, 남부 출신 이탈리아인들은 자신이 가진 지역 정체성이 조롱당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들은 이미 오랜 시간 동안 “게으르다, 부패했다, 위험하다”는 식의 고정관념과 싸워왔고, 마피아는 그 편견을 대표하는 키워드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지 못한 채 아무렇지 않게 “여기 혹시 마피아 있나요?”라고 묻는 말은, 단지 무지한 질문이 아니라 누군가의 삶과 정체성에 상처를 입히는 말이 될 수 있습니다. 관광객 입장에서는 단순한 호기심일 수 있으나, 이는 역사적 맥락을 무시한 폭력적인 언어 사용으로 간주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이탈리아어 속 마피아: 언급조차 조심스러운 단어

이탈리아어에서 ‘Mafia’는 단순한 범죄조직을 넘어서, 부패의 상징이자 법과 윤리를 무너뜨리는 구조적인 문제를 지칭하는 단어입니다. 특히 정치인이나 공무원이 특정 이권을 위해 움직이는 부정한 네트워크를 ‘mafia politica’(정치 마피아)라 부르며, 이는 매우 심각한 사회적 비판을 동반합니다.

실제로 일부 언론이나 시민 단체들은 마피아를 직접 언급하는 것조차 꺼려합니다. 이들은 마피아라는 말을 반복해서 언급하는 것 자체가 그 존재를 강화하고, 사회적으로 반복 재현하게 만든다고 주장합니다. 그래서 때로는 ‘그들(Loro)’ 혹은 ‘조직(La organizzazione)’과 같은 간접적인 표현으로 돌려 말하곤 하죠.

또한, 마피아 조직원들과의 연관성이나 암시만으로도 정치인이 실각하거나 기업이 불매운동에 시달릴 수 있을 정도로, 이탈리아 내에서 ‘마피아’라는 단어는 법적·사회적으로 매우 민감한 의미를 지닙니다.

그런 이유로, 단순한 농담조차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레스토랑 종업원에게 “여기 마피아는 아니죠?”라고 장난스럽게 말한다면, 이는 상상 이상으로 무례하고 불쾌한 발언이 될 수 있습니다. 이는 단지 문화적 차이의 문제가 아니라, 역사적 상처와 현실적 위협을 가볍게 취급하는 행위로 비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언어에 담긴 타인의 고통을 존중하기
세계 여행을 하다 보면 그 나라의 언어를 배우고, 문화를 즐기고, 사람들과 유쾌하게 소통하고 싶어집니다. 그러나 때때로 우리가 무심코 사용하는 단어가 상대에게는 지워지지 않는 상처나 고통을 떠올리게 하는 방아쇠가 되기도 합니다.
이탈리아에서 ‘마피아’라는 단어는 그러한 예 중 하나입니다.

단어 하나에도 누군가의 역사, 정체성, 사회적 상처가 담겨 있음을 기억한다면, 우리는 더 성숙하고 배려 깊은 여행자가 될 수 있습니다. 다음에 이탈리아를 여행할 때, ‘마피아’라는 단어를 말하는 대신 현지 문화의 아름다움과 다양성에 대해 묻고 배우려는 태도를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